당신의 얼굴마저 잊혀져 갑니다
글 / 박 형 서
잡은 손을 놓고, 내 곁을 떠나던
당신의 뒷모습만 외롭게 간직한 채
애증의 긴 세월을 살아왔습니다
소중히 간직한 기다림만 남았을 뿐
당신의 얼굴마저 안개속에 가려져
아련한 기억으로 잊혀져 갑니다
당신이 떠난 빈 둥지를 바라보며
수많은 허무와 쓸쓸함을 안고서
갈대처럼 말없이 고개를 숙인 채
홀로 살아가는 법을 깨달았습니다
당신이 떠나던 갈림길을 떠올리며
이별의 서글픔을 다스리지 못해
미움과 증오심에, 온 몸을 떨었지만
그 아픔 마저 이젠 사랑으로 간직되어
차가운 가슴 속을 녹여주고 있습니다
당신이 전하고 간 사랑만 존재할 뿐
미움의 쓴 물조차 말라 버렸습니다
참으로 쓰리고 아픈 사랑이었지만
눈물겹도록 정겨운 내 사랑입니다
재회의 순간만을 애타게 기다렸어도
나마저 당신 곁을 떠나야 할 시간,
이젠 힘겨움에 지쳐, 뒤돌아 서며
기다림의 가슴 문을 닫으려 합니다
긴 그리움과 기다림을 내려 놓지만,
수많은 세월이 바람처럼 지나가도
당신에겐 사랑으로 남고 싶습니다
애증의 사랑으로 간직된 까닭입니다
- 삶은 새벽빛 고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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