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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서시인 / [당신의 얼굴마저 잊혀져 갑니다] [삶은 새벽빛 고독이었다]

박형서 2018. 12. 15. 12:23



당신의 얼굴마저 잊혀져 갑니다


글 / 박 형 서


잡은 손을 놓고, 내 곁을 떠나던

당신의 뒷모습만 외롭게 간직한 채

애증의 긴 세월을 살아왔습니다


소중히 간직한 기다림만 남았을 뿐

당신의 얼굴마저 안개속에 가려져

아련한 기억으로 잊혀져 갑니다


당신이 떠난 빈 둥지를 바라보며

수많은 허무와 쓸쓸함을 안고서

갈대처럼 말없이 고개를 숙인 채

홀로 살아가는 법을 깨달았습니다


당신이 떠나던 갈림길을 떠올리며

이별의 서글픔을 다스리지 못해

미움과 증오심에, 온 몸을 떨었지만

그 아픔 마저 이젠 사랑으로 간직되어

차가운 가슴 속을 녹여주고 있습니다


당신이 전하고 간 사랑만 존재할 뿐

미움의 쓴 물조차 말라 버렸습니다

참으로 쓰리고 아픈 사랑이었지만

눈물겹도록 정겨운 내 사랑입니다


재회의 순간만을 애타게 기다렸어도

나마저 당신 곁을 떠나야 할 시간,

이젠 힘겨움에 지쳐, 뒤돌아 서며

기다림의 가슴 문을 닫으려 합니다


긴 그리움과 기다림을 내려 놓지만,

수많은 세월이 바람처럼 지나가도

당신에겐 사랑으로 남고 싶습니다


애증의 사랑으로 간직된 까닭입니다


- 삶은 새벽빛 고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