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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형 서 시인 ] / [ 설 원, 사랑과 우정의 이중주 ] [ 삶은 새벽빛 고독이었다 2 ]

박형서 2019. 1. 13. 11:56



설 원, 사랑과 우정의 이중주



글 / 박 형 서

 

1.


겨울 밤을 지새운 충혈된 눈빛으로

따뜻한 난로불의 도서관을 빠져나와

  언 손을 꼭 잡고서 걸어가던 하얀 길  


골목길의 가로등마저 꺼지지 않은

광화문, 새벽 길이 흰 눈으로 쌓여간다

식어가는 커피 잔을 탁자 사이에 놓고

내 아픈 삶의 숨겨진 비밀을 고백했던

겨울 날의 그 찻집이 선명히 떠오른다


우정속의 닫힌 문이 서서히 열리면서

세월의 하얀 스크린은 돌아가는데

겨울 삶의 문을 조금씩 녹여주는

네 깊은 마음이 영상으로 스쳐간다


너에게 마음 문을 처음으로 열었던

첫 새벽의 가슴벅찬 서글픈 독백은

차가운 손을 꼭 잡아주던 네 눈물 속에

강물 닮은 우정으로 깊이 담겨있었다


그 많은 추억들을 잊고 살아왔지만

그 날의 따스한 체온과 위로함이

우정의 기억들로 존재하는 까닭에

삶의 미로를 어지럽게 맴돌던 나는,

더듬이가 없어도 방향을 찾곤 했다


우정의 목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오면

수평선의 깜박이는 사막의 신기루로

마치 환상처럼 남겨진 실루엣이어도

눈감으면 다가오는 정겨운 우정이다


설국 숲의 설원에 흰 눈꽃으로 머물며

그 우정과 사랑만을 간직한 삶이기에

가슴 시리도록 외로워도 외롭지 않고

고독의 심연에서도 고독할 수 없었다

                                                

바이올린과 첼로의 신비로운 멜로디

사랑의 바이올린, 우정의 첼로 선율,

오선지의 화음이 이중주의 협연으로

순백의 그리움 되어 눈꽃을 피워낸다


설원의 이중주가 하얗게 이어지면서

사랑과 우정의 백야는 환해져 오는데,


우정과 사랑의 설국열차는 철로 위를

흰 눈의 완행 열차로 바람처럼 달리고

감동의 선율이 가슴 속을 파고들었다

왜, 소중한 우정을 잃어야만 했던가


때론 사랑때문에 우정이 가려지고

우정으로 인해 사랑이 퇴색되련만


서로, 사랑의 썰물과 우정의 밀물은

밀려왔다 멀어지는 빗겨나감 속에서,
해안가에 잠든 목선을 흔들어 깨우며

단절의 통로를 조금씩 열어 나갔다


바다 끝에서 밀려온 파도의 부서짐,

하얀 포말을 남긴 채, 사라져 버리고

그 바다를 가슴에 안고 설원에 서서

잃음으로 얻게 된 깨달음을 간직한다


눈물겨운 사랑과 우정을 간직한 세월,

기도의 기다림은 삶의 재회로 이어져

내 우정의 소멸은 생명으로 부활하며

부활 속의 사랑은 빛으로 다가왔다


그들처럼 나도 떠나고 싶었지만

그토록 많은 유혹과 미혹 속에서도

오랜 세월 사랑과 우정을 간직함은

빛을 닮고 싶은 바둥거림 속에서

너를 찾는 순례자로 남은 까닭이다


- 삶은 새벽빛 고독이었다 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