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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서시인 / [ 우정의 낮은 음성이 들려온다.1 ] [ 난, 너에게 우정으로 남고 싶다 ]

박형서 2019. 1. 6. 12:43



우정의 낮은 음성이 들려온다. 1


글 / 박 형 서


1.

걸어야 할 길마저 전혀 보이지 않는

암울한 시간 속으로 안개가 쌓인다


내 삶을 가득 채운 수많은 방황에

미로를 헤매면서 살아온 시간들,

착각의 생각을 가슴 속에 품고서

어지러운 현기증의 발걸음에

 나무를 껴안고 살아온 세월이다


모든 것을 보면서, 자신을 볼 수없는

유리벽에 갇혀서 답답함을 느낄 땐

틈새를 파고드는 여린 빛처럼

삶의 좁은 창문으로 음성이 들려왔다


나목의 울음 같은 쓸쓸한 목소리가

바람결을 따라 아주 작게 실려온다

오랜 세월 잊혀졌던 정겨운 음성,

렌즈의 촛점이 향하는 피사체로

빛바랜 사진처럼 서서히 다가온다


언젠가 들은 듯한 잔잔한 그 울림은

고향처럼 묻어나는 아련함으로 번지고

가슴이 쓰려올 때, 들려오던 그 음성,

정겨운 우정의 메아리로 들려온다


메아리는 퍼져서 새벽 숲을 덮고

환상 속의 강물로 가슴에 머물면서

동그란 타원들로 겹쳐지는 실루엣들,


잔영의 흐름으로 다가온 우정 앞에

살아감이 힘겨워 고개를 숙이면

깨어난 삶의 생동감으로 되살아나

생명처럼 꿈틀대는 우정의 굵은 뿌리,


내 가슴 속에 뿌리내린 너라는 의미,

네가 전한 강물 닮은 우정이 살아있어

쓰러진 고난의 자리에서 거듭 일어나

이젠 우정의 언약이 추억처럼 간직된,

너와 내가 흘렸던 그 눈물을 헤아린다


그 많은 시련의 빗줄기를 맞으면서도

네가 있어 내가 존재할 수 있었음은

서로 섞인 눈물의 흔적 길을 따라서

너를 찾는 순례자로 남겨진 까닭이다


미완의 우정 속엔 애증이 숨어있다

우정도, 쓰린 사랑만큼 아픈 것임을

오직 심오한 느낌으로 깨달아간다


그래, 그것이 우정이고 사랑이란다


- 난, 너에게 우정으로 남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