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랑은 그리움이었어 1.2
글 / 박 형 서
1.
불면의 쓸쓸한 밤, 두 눈이 충혈된다
기다림으로 이어진 어둠의 끝 자락,
창백한 얼굴이 하얀 낮달로 걸리우고
훌쩍 떠나간 넌, 바람으로 다가와서
잠시 곁에 머물며 그리움만 전해준다
구원처럼 다가왔던 속 깊은 내 사랑,
때론 따스한 바람결로 불어와서
깊이 잠든 영혼 속으로 스며들어
드리워진 어둠만을 환하게 밝혔다
투명해서 그리운 사랑으로 남은 너,
나도 네 영혼 속에 깊숙이 뿌리내린
나목의 외로운 분신처럼 자리한다
애증과 갈등속의 긴 세월이었지만
서원처럼 간직된 사랑의 언약들이
하나의 생명처럼 존재하는 까닭에
안타까운 고백의 간절한 기도는
내가 살아갈 마지막 이유로 남는다
너를 향한 기다림이 그리움이란 걸
이제서야 서서히 깨달아 가는데
사랑의 둥지엔 찬 바람만 불어오고
떠나버린 새는, 환상으로 다가온다
2.
이 가을은 하얀 설원 속에 덮히고
빈 가지가 바람에 흔들리는 틈새로
너를 향한 그리움의 설국열차는
사랑의 철로 위를 숨차게 달려간다
바라볼 수 없지만, 간직한 사랑이다
가슴시린 세월을 가슴으로 안은 채
기다림이 잉태한 그리움 앞에서
숙연해진 마음으로 고개를 숙이련만
멀리서 철새들의 날갯짓만 들려온다
외사랑이 깊어지면 그리움으로 남는
때늦은 깨달음에 마음만 저려오고
나목으로 남겨진 사랑이 눈물겹다
왜 이토록 사랑은 시리도록 아픈 걸까
정녕 사랑은 심오한 그리움이었어
이별 후의 사랑마저 그리움 이었다
사랑의 돌계단을 새벽까지 오르면서
은빛 만년필로 원고지를 채운 것도
눈물보다 더욱 쓰린 그리움이었지
사랑 숲 속, 빈 둥지에 홀로 머물며
힘겹게 간직한 재회속의 그 사랑,
하얀 갈대처럼 흔들리고 있으련만
마치 백야처럼 아련하게 이어진
순백의 아름다운 그리움이었다
누군가를 위하여 애타게 울어주는
바이올린 선율이 가슴에 담길 때,
진한 그리움의 화신처럼 남아있는
슈만과 클라라의 애틋한 그 사랑,
기다림이 잉태한 그리움이었어
그 사랑, 사랑이란 그리움이었어
내 그리움, 그리움이란 사랑이었지
- 난, 너에게 사랑으로 남고 싶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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