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 [나를 찾아 떠나는 여정]이란 시를
[초록 삶의 축제는 시작되었다] 란 제목으로
일부 내용을 수정, 보완하여, 작가의 방에 올립니다
초록 삶의 축제는 시작되었다
글 / 박 형 서
그 계절을 앞서 가려 애를 쓰며
타인과의 거리를 좁혀가기 위해
가을 속의 겨울을, 겨울 속의 봄을
미리 느끼면서 살아감으로
그 많은 욕심을 내려놓으련만,
낙엽쌓인 가을은 추워졌고,
눈내린 겨울은 오히려 따스했다
누군가의 달려감을 추월하려는
이기적인 시기심과 질투로 가득한
가슴속은 온통 탐욕으로 가득해서
초조한 시간만 서서히 다가왔다
그 많은 초록을 간직한 채
초록의 삶을 살아가고 싶었지만,
마음속의 초록이 상실되는 까닭에
남겨진 초록 앞에 고개를 숙이며
초록 삶이 사라져간 빈 자리에
침묵의 나목처럼 외롭게 서서
불어오는 찬바람을 말없이 맞는다
초록 마음을 가득 지니고 있으면서
초록 새싹을 피우지 못한 까닭에
무거운 삶의 짐을 등에 지고
피곤한 일상의 늪으로 빠져들면서
지치고 힘겨운 발걸음을 옮긴다
한 사람인 나에서 시작되어
세포로 분열된 여러 명의 내가
초록 삶을 스스로 외면하고
복제 인간처럼 존재함으로 인해,
때론 거울 속의 나를 응시하며
나비의 날개로 자신을 다스리면서
위선의 흔적들을 지우려 하지만,
더욱 체념의 아픔만 쌓여가고
생명의 초록은 깊이 잠들어갔다
이젠 회색으로 길게 이어지는
연극 같은 삶이 싫어지는 이유일까
초록이 소멸되는 소리를 들으며
피에로의 화장을 지워가면서
어지러운 연극의 휘장을 내린다
어차피 한 번은 지나야 하기에
안개 속의 초록 숲길을 따라
미로처럼 남겨진 방황의 길,
짙은 보라색의 터널 속으로 향한다
세포처럼 분화되어 나를 닮아가는
내 안에서 잠든, 많은 사람들이,
변장된 나로, 존재하기 이전에
초록생명으로 태어나야 하리라
아련한 실루엣으로 남는
잠시 스쳐가는 흐릿한 영상,
나로부터 멀리 떠나갔던
한 마리 초록 연어가 물살을 헤치며
색색의 은빛 비늘을 반짝이면서
출발의 원점, 모천으로 귀환한다
그 연어의 모습을 간직한 이후로
생동감의 깊은 삶을 간직한
신비로운 초록의 비밀을
스스로 깨닫기 시작하였음은
심해에서 흔들리는 수초의 움직임,
또 다른 생명과의 만남이었다
시야를 가득 채운 삶의 피사체는
화려한 백합과 장미였지만
내 마음속 카메라의 셔터는
그 많은 비바람을 맞으며
피어난 들꽃들이 바람결에 춤추는
초록의 들녘을 향하고 있었다
캔버스에 초록으로 번지는
초록 물감이 전혀 아닌,
퍼져가는 초록빛의 율동이
초록 생명의 야생화를
생명의 삶으로 피워내는 까닭에
봄비가 세차게 내리는 광장엔
초록 삶의 축제가 벌어졌다
계절의 흐름을 역행하지 않고
오직 섭리하심을 따르는
순종과 인내의 사람들에게
초록이 아닌 초록빛을 전함은,
오직 등대불빛으로 홀로 남아
어두운 밤 바다를 표류하는
작은 목선들의 좁은 해로를
세차게 비추이려 하심이다
초록색이 아닌 초록빛의 의미,
마치 백야처럼 이어지는
그 넓은 초록 들녘에선
그 많은 들꽃들이 서로 손잡고
함께 피아노의 협주곡을 연주하는
초록 삶의 축제가 시작되고 있었다
새들이 날아오르는 비상의 축제,
날아오르자, 한 번 더 날아보자
자신을 찾아가는 여행을 떠나며
출발의 원점부터 다시 꽃을 피우는
초록 삶의 긴 축제를 벌인다.
[초록 삶의 축제는 시작되었다]
'시 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이 가을이 남긴 그림자] [난, 너에게 사랑으로 남고 싶다] / 박 형 서 시인 (1) | 2018.10.31 |
|---|---|
| 박형서시인 / [ 한 잔의 갈빛 커피] [난, 너에게 우정으로 남고 싶다] (0) | 2018.10.26 |
| 박형서시인 [나를 찾아 떠나는 여정][스물, 우리들의 축제는 시작되었다] (0) | 2018.04.16 |
| 박형서시인 / [고난 속의 초록 비상구] [삶은 새벽빛 고독이었다] (0) | 2017.12.09 |
| 박형서시인 / [안개 속으로, 스며든 사랑] [삶은 안개꽃 환상입니다] (0) | 2017.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