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박 형 서
난, 항상 나를 앞서 가려 하면서도
타인과의 거리를 좁혀가면서
그 하찮은 욕심을 내려 놓으련만
초조함의 시간이 서서히 흘러가면
내려 놓았음이 아쉬운 까닭일까
다시 무거운 삶의 짐을 등에 지고
피곤한 일상의 늪으로 빠져들어
지치고 힘겨운 발걸음을 옮긴다
한 사람인 나에서 시작되어
세포로 분열된 여러 명의 내가
서로의 먼 거리를 좁히기 위하여
노란 나비 날개로 바람을 다스려가며
위선의 흔적을 지우려 하지만,
선과 악의 세찬 투명의 자력은
분화될 분신의 아바타를 밀쳐내면서
오직 한 사람으로 만들려 하지만
여러 명으로 남겨진 나는
스스로 자신에게 타인으로 남은
자신의 낯선 얼굴만을 바라본다
한 사람이 저지르는 죄악 앞에
삶의 선과 악을 분별하고 싶어서
실상과 허상의 날개를 달고
아프락시스를 향해 날아오르면,
멀리서 데미안의 음성이 들려오고
카멜레온 닮은 여려 명의 내가
비내리는 외로운 광장에서
두 팔벌려 너풀대며 춤을 춘다
연극 같은 삶이 싫어지는 까닭일까
울긋불긋한 피에로의 화장을 외면하며
어지러운 혼돈과 변신속을 떠나서
원색적인 삶의 미로처럼 남겨진
어둠의 터널 속으로 홀로 향한다
세포처럼 분화되어 모양을 지닌
내 안에서 잠든, 많은 사람들이,
구별할 수 없는 나로 존재하기 이전에
한 명의 내 얼굴을 찾아야 할텐데,
끊임없이 내 안의 세포는 분화되어서
원색의 얼굴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한 그루 나무가 그 자리에 서있다
언제 나를 향해 조금씩 다가올까
떠나갔던 연어가 모천을 그리워하며
색색의 은빛 비늘을 반짝이면서
세찬 물살을 가르며 대열을 이룬 채
설레임의 원점으로 귀환한다
연어의 환상을 간직한 이후로
정녕 내가 누구인지 찾으려 했지만
시야를 가득 채운 삶의 피사체는
마네킹을 닮은 석상들 뿐이었다
날아 오르자, 한 번 더 날아보자
자신을 찾아가는 여행을 떠나며
출발의 원점에서 다시 발돋음하는
새로운 삶의 긴 여정을 시작한다
[우리들의 축제는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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