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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江은 말없이 흐르는데...
박 형 서
우리들이 기대며 함께 머물던
삶의 작은 둥지를 훌쩍 떠나서
한 순간, 서로 멀리 떨어져
오직 살기위해 잊혀져야 했었던
홀로 머문 방황의 그 세월들이
잠시 숨겨진 동면의 시간으로
마치 하얀 설원처럼 길게 이어졌다
그들이 떠난 빈 둥지를 바라보면서
갑작스런 가슴시린 헤어짐으로
하얀 갈대 숲을 서성거리다가
어둠이 내리면 빈 둥지를 맴도는
너를 향한 기다림의 그 순간들...
온통 하얀 눈, 하얀 빛으로만 가득한
백야의 겨울처럼 다가오곤 했었다
온통 백야로 이어진 불면증의 순간들,
그 아픔을 애써 안으로 사위며
빈 의자를 둥지대신 예비한 채,
그들의 돌아옴을 애타게 기다리는
우리들의 서글픈 이별의 시간 앞 엔...
항상 건널 수 없었던 긴 거리만큼
살얼음의 겨울 江이 침묵하며 흐르고
어디선가 세찬 바람이 불어왔었다
나를 훌쩍 떠난 그 많은 사람들...
숨이 차도록 보고 싶어질 땐,
새벽의 강기슭에 석상처럼 앉아서
그저 멍하니 흐르는 강물만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적셔야 했기에...
가슴이 시리고 쓰려올 만큼
내 마음마저 열병의 고통 속에
외마디의 신음만을 남기던 그 시간들...
오직 그런 이유만으로
뜨거운 애증만을 안아야 했던 걸까
혹한의 추운 겨울인 까닭에
따뜻한 삶의 온기와 체온을
깊이 간직하고 싶은 염원만큼
멀리 떠난 네가 더욱 보고 싶어진다 .
잊혀진 네 얼굴이 그리워짐은
고독의 심오함이 승화된 까닭일까
너를 향한 내 깊은 마음을
짙은 카키색 영상으로 담으면서
긴 세월의 하얀 스크린은
마치 회전목마처럼 너풀대며
빙글 빙글 돌고 돌아가는데...
별빛마저 가려진 어둠의 江을 따라
연어들은 거친 물살을 헤치며
말없이 빈 둥지를 향하여
침묵하며 돌아오고 있기에
나를 떠난 그들을 만나고 싶어
재회의 그 순간을 홀로 예비한다
세월의 江은 말없이 흐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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