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모를 간이역
글 / 박 형 서
바다의 음성이 듣고 싶은 날이면
우연히 그 날은 가을비가 내렸고
바람에 잎새들이 무수히 떨어졌다
언제 나를 태울 기차가 도착할지
전혀 그 시간조차 알 수없으련만,
바다를 향한 밤 열차를 타기위해
밤새도록 어둠속의 기차를 기다린다
어차피 밤기차가 떠난 줄 알면서도
한숨을 몰아쉬며 간이역을 찾았다
왜 그렇게 멀리 떠나고 싶었을까
사람 없는 대합실에 찬바람이 불고
빈 의자만 낡은 추상화처럼 남아서
충혈 된 눈 속으로 깊이 빨려 드는데
이미 떠난 밤기차를 홀로 기다리며
마지막 열차를 안타깝게 그려본다
빈 의자에 앉은 난, 가을을 닮아가고
남루한 옷차림의 핏기 잃은 나그네가
시린 바람에 야윈 어깨를 움추린 채
시간의 흐름을 잊고 깊이 잠들었다
얼굴마저 알 수 없는 타인이련만
외로운 사람에게 따스함을 전하려고
신문지 한 장으로 시린 등을 덮어준다
그저 정겨움의 온기를 전하려는 걸까
홀연히 머릿 속을 바람처럼 스쳐가는
바다와 밤기차 그리고 평행선의 철로,
유난히 쓸쓸함이 밀려오는 날이면
선명한 영상으로 잠시 머물다가
삶의 스크린에 환상처럼 스쳐간다
세월 담긴 흑백 사진의 영상 위로
오버랩 된 기억들마저 지워진 채
흐릿해진 백열등만 대합실을 비추고
밤새 졸던, 타인들도 떠나가려만
아직 새벽 열차는 도착하질 않는다
이름 모를 간이역을 서성이면서
혼자 얼만큼의 시간을 기다린 걸까
철길 옆의 수은 등도 꺼져가고
허름한 대합실의 좁은 창문 틈새로
새벽 빛 여명이 서서히 스며들었다
- 삶은 노을빛 외로움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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