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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13월의 무인도처럼 조용한 숲 속 / 박 형 서 작가

박형서 2017. 10. 6. 13:37


13월의 무인도처럼 조용한 숲 속

박 형 서 작가

[note]

신비한 바람의 기류에 떠밀려

무작정 걷다 도착한 숲 속길,

문학의 숲 속에서 방향을 상실한 채

돌아갈 길을 잃어버렸습니다


13월의 무인도처럼 조용한 숲 속,

밤이오면 샛별을 헤아렸습니다

그리고 달빛 가득담긴 커피를 마시면서 

숲 속 나무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어렵게 먼 길을 힘겹게 돌아

한 마리 새처럼 찾아온 나의 서재, 

책상 위의 촛불은 이미 꺼지고

주인잃은 서재는 온통 어둠이었습니다

조용히 의자에 앉아 꺼진 촛불을 다시 켭니다

원고지가 걸어서 나에게 다가오고

만년필도 나를 향해 걸어왔습니다


숲 속의 방황을 끝내고 돌아온 좁은 길,

글을 쓰고 싶은 심한 목마름에

몇 잔의 커피를 연달아 마셔보련만,

가슴 속의 갈증은 점점 더 심해지고

메마른 영혼의 빈 숲 속엔

찬 바람결만 가득 고여 들었습니다


세찬 바람을 잠재우고 싶어서,

원고지와 팔랑이는 촛불을 바라봅니다

촛불은 둥근 원의 파문을 그리며

점점 더 밝아져 옵니다


흔들리는 촛불을 끌어 안은 채

새벽을 깨우는 보라빛 여명의 율동,

숲 속에서 기다리던, 그 빛이었습니다

거듭 태어나고 싶은 염원이었습니다


촛불과 여린 빛이 밝혀주는 원고지에

아련한 노을로 물들어가는

가을빛 사랑을 써내려갑니다

커피 포트의 물은 보글보글 끓고 있는데

아직 가슴 속은 시리기만 합니다


2017. 08.24


-시와 음악과 사랑이 있는곳-



 


 


출처 : 시와 음악과 사랑이 있는곳
글쓴이 : 김용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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