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월의 무인도처럼 조용한 숲 속 박 형 서 작가
[note] 신비한 바람의 기류에 떠밀려 무작정 걷다 도착한 숲 속길, 문학의 숲 속에서 방향을 상실한 채 돌아갈 길을 잃어버렸습니다
13월의 무인도처럼 조용한 숲 속, 밤이오면 샛별을 헤아렸습니다 그리고 달빛 가득담긴 커피를 마시면서 숲 속 나무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어렵게 먼 길을 힘겹게 돌아 한 마리 새처럼 찾아온 나의 서재, 책상 위의 촛불은 이미 꺼지고 주인잃은 서재는 온통 어둠이었습니다 조용히 의자에 앉아 꺼진 촛불을 다시 켭니다 원고지가 걸어서 나에게 다가오고 만년필도 나를 향해 걸어왔습니다
숲 속의 방황을 끝내고 돌아온 좁은 길, 글을 쓰고 싶은 심한 목마름에 몇 잔의 커피를 연달아 마셔보련만, 가슴 속의 갈증은 점점 더 심해지고 메마른 영혼의 빈 숲 속엔 찬 바람결만 가득 고여 들었습니다
세찬 바람을 잠재우고 싶어서, 원고지와 팔랑이는 촛불을 바라봅니다 촛불은 둥근 원의 파문을 그리며 점점 더 밝아져 옵니다
흔들리는 촛불을 끌어 안은 채 새벽을 깨우는 보라빛 여명의 율동, 숲 속에서 기다리던, 그 빛이었습니다 거듭 태어나고 싶은 염원이었습니다
촛불과 여린 빛이 밝혀주는 원고지에 아련한 노을로 물들어가는 가을빛 사랑을 써내려갑니다 커피 포트의 물은 보글보글 끓고 있는데 아직 가슴 속은 시리기만 합니다
2017. 08.24

-시와 음악과 사랑이 있는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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