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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서시인 / [그 서원의 언약][삶은 새벽빛 고독이었다.2]

박형서 2017. 8. 26. 09:58



그 서원의 언약


글 / 박 형 서


그 많은 아픔을 스스로 사위며

힘겹게 너를 잊어가고 있는데

여러번의 가을이 스쳐지난 어느 날,

서원의 기도 속에 사랑을 약속했

바다가 보이는 하얀 교회를 찾는다


그 날도 오늘처럼 비가내렸고

잿빛 하늘은 마음속에 드리웠지만

긴 여정을 향한 동행의 언약,

정겹고 따뜻한 그 사랑이었다


지난 사랑의 애틋한 기억들이

삶의 하얀 스크린에 투영된다  

수평선 너머에서 파도로 다가오는

바다의 신비로운 목소리를 들으며

두 사람은 서로의 분신으로 남자고

그 언약을 생명처럼 남겼었다


두 손을 부여잡고 고개를 숙인

기도보다 더 깊은 고백을 남겼는데

서원속의 그녀는 환상으로 다가올 뿐

어둠이 내리는 해안가에 앉아서

먼 곳으로 사라진 한 사람을 떠올린다


가을바다 보다 더 깊은 사랑이었는데

소리없이 스쳐 지난, 바람 같은 그 사랑

파도의 포말처럼 스러지는 사랑인 걸,


세 번째의 가을이 다가올 그 날,

너마저도 나처럼 방황할 것 같아서

엇갈리는 시간 짙은 아쉬움에

바닷가의 교회를 다시 찾을 것이다


어디선가 네가 다가올 것 같아서

교회 앞뜰의 돌계단에 앉아

너를 만나고 싶은 보고픔에

 재회를 위한 기도를 이어간다


바다가 들려주는 위로의 따스함에

얼어붙은 가슴이 녹아내린다

이제야 술대신 커피를 마시는 건

사랑의 의미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녀를 마주하는 재회의 만남까지

얼마나 가슴속이 쓰려야만 하는 걸까

얼만큼 아픈 삶을 살아야 하는 건


지친 나를 떠난 너마저도

수평선 너머, 외로운 무인도

삶의 미로를 어지럽게 방황하다

두 날개마저 상처를 입은 채

보라색 여명의 새벽빛 흐름으로,

떠난 둥지를 다시 찾아 오겠지


한 마리 새벽 새처럼 돌아올 너,

가슴문을 열고, 빈 둥지를 예한다


- 삶은 새벽빛 고독이었다.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