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내 영혼의 가을 / 시인 박 형 서

박형서 2014. 5. 27. 11:21

 

 

                  내 영혼의 가을

 

                    시인 박 형 서

 

          불면의 긴 밤이 하얗게 이어지는

          내 영혼의 가을이 외롭게 느껴질 때

 

          사막 길을 건너는 고통을 잠재우며

          바다 같은 먼 광야에 쓸쓸히 서서

          동행하며 기도하는 너를 바라본다

 

          모든 것을 내어주는 가을마음으로

          자신의 세월마저 스스로 잊은 채

          나를 위해 너를 버린 아픔도 참으며

          내 영혼 깊은 곳에 가을로 스며든다

 

          서로 위로하고 따스하게 안아주며

          동행의 끝 지점에 다다르기 위하여

          침묵하며 고개 숙여 울면서 인내하는

          너를 닮은, 잎새 잃은 가을 나무들을

          가슴 밭, 외진 곳에 깊숙이 심는다

 

          고난마저 나에게 아름다운 밤인 것은

          외곬로만 머물며 내 가슴에 스며드는

          아주 맑은 영혼 속의 가을 때문일까

          시린 가슴 속에 심겨진 너 때문일까

 

          너는 나에게 이미 가을로만 남았었다

          가을이면 영혼 속에서 네 소리가 들린다

          나뭇잎이 떨어져 詩가 되는 가을소리

          낙엽들이 쌓이는 詩想의 가을선율...

 

          함께 걸어야 할, 거친 광야 끝에서

          찬바람이 세차게 불어오는 순간에도

          겨울 속의 가을을 살 수 있었던 건

          북풍을 안고서 나를 위해 뒤돌아 선

          가을 나무, 한 그루가 너인 까닭이다

 

          사막위의 가을은 사랑 속의 너였다

          내 영혼의 가을마저 동행의 너였다

          가을로 스며든 네 사랑이 있었기에

          영혼속의 긴 백야가 길게 이어져도

          내 영혼의 가을은 점점 깊어져 간다

 

          너를 향한 내 사랑도 가을을 닮는다

 

 

출처 : 시와 음악과 사랑이 있는곳
글쓴이 : 불랙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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