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의 출발점
9월 22일, 토요일
글 / 박 형 서
가을의 코스모스가 피어나기 시작하면
사법고시 2차 시험 발표가 뒤따른다
최종 불합격으로 인한 아픈 마음을 잊기 위해
움푹패인 가슴속의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면서
결연한 자세로 법서와 마주해 보련만, 마음의
안정을 찾기가 무척 힘들고 어렵게 느껴진다
내 어둠을 조금이라도 밝혀줄 빛들은 모두
소멸되어지고 오직 충격으로 인한 깊은
상처의 트라우마가 남겨져 있을 뿐, 한 번에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 듯한 허탈한 심정이다
다시는 기억하기 싫은 합격자 발표이기에
그 모든 것들을 잊기 위하여,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여 보건만 아쉬운 불합격의 충격적인
후유증이 남기고 간, 빈 자리엔 안타까운
눈물의 흔적만 진하게 번져있을 뿐,
기억의 지우개로 지워도 그대로 남아있다
그렇게 좋은 평균점과 22등이란 좋은
성적을 얻고도 짐작한 것처럼 8과목 중
행정법이 38점, 과락인 까닭에 결국 허탈
하게 불합격처리 되었다 아쉬운 불합격이다
행정법엔 자신이 있었기에, 전혀 상상하지
못한 예측불허의 불행의 사건이었다
내가 이 가을에 만난 운명적인 불합격의
아픔은 정녕 우연한 사건이란 말인가
내가 알 수 없는 주님의 섭리하심인가
2차 시험엔 한 과목당 주관식 3문제의
논술적인 문제가 출제되는 까닭에
고시엔 행운이 따른다는 통설이 있다
아쉽고도 안타까운 패배이다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여 내 시험
점수 결과를 의도적으로 만든 후,
나를 불합격 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
결과를 흔쾌히 수용할 수 없는 강한
의문 때문에, 두 주먹으로 답답한
내 가슴을 멍이 들도록 후려쳐본다
시험 전날, 고시원에서 점심시간에
특강 자료라며 후배가 나에게 건네준
신 행정법 이론을 단 30분만 스터디 했어도
나에겐 완전 상위권의 우수한 성적이
주어졌을 것이며 당당히 합격하여,
나의 길을 걸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행운의 여신은 나를 외면하였고
합격의 화살은 순간적인 교만함으로 인해
내 삶의 과녘을 완전히 빗겨나갔다
1년 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 앞에서 새삼 겸손함의 깊은 의미를
스스로 느끼며 가슴으로 깨닫는다
내년 사법고시에 1차가 면제되는
기득권이 주어진 관계로 인해 2차 시험의
8과목만 열중하면 최고의 결과가 나올 것이다
준엄한 자기 반성의 시간을 거친 후,
또 한 번의 열정적인 시간과 만나기 위하여
다시 재도전의 출발점에 자신있게 서야만 한다
그러나 일어 설 자신과 힘이 없다
그래도 스스로 현기증을 다스리며 의연하고
당당한 자세로 일어서야만 한다
그것이 고시철학의 본질적인 의미이다
난, 불합격의 깊은 늪에서 빠져 나온 후,
나도 모르게 법서들을 껴안은 채
끈질긴 재도전의 출발점에 서 있었다.
- 법대생 일기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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