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박형서작가 [그래도 못다한 고백.한국일보 주간여성기사]

박형서 2015. 5. 22. 19:35

 

박형서작가

[그래도 못다한 고백.한국일보 주간여성기사]

by 노 옥 진 기자

 

 

작가의 말

 

나에 관한 자료를 정리하다가

마치 빛바랜 한장의 흑백사진 처럼 정겨운

기사를 읽으며, 흘러간 시간의 추억 속으로 빠져들었다

어떻게 자신에 대한 패배와 좌절의 아픔이 담긴 기사를

기자에게 고백할 수 있었으며,

고스란히 맨 몸처럼 드러나는 상처와 낙방의 고백들을

기사화시킴이 가능할 수 있었을까

 

사법고시 2차시험에서 아쉽게 불합격하며 겪어야만

했던 쓰라린 고통의 흔적들을 마치 패배의 훈장처럼

소중하게 여기며, 당당히 자신감 있게

여기자와 장시간 인터뷰할 수 있었을까

수치로 가득한 패배의 골깊은 상처는 

오랜세월 치유되지 않은 채, 기억하고 싶지않은

일종의 트라우마로 간직되었건만

나도 모르게 치유되어 

다가올 삶과 다시 맞서 싸울수 있는 저항력의

근본적인 힘으로 전환된 상태였다  

 

자신의 상처를 숨김과 수치심 없이

공개할 수 있었던 까닭은

사법고시 준비에 나의 젊음을 하얀 재가 남는

마지막 순간까지 남김없이 불태웠고

자신 앞에 떳떳할 수 있을 만큼 진지했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아프고 쓰린 기억이지만

한 사람의 고백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한 감추고 싶었던

무릎 꿇었던 패배의 순간과 고뇌의 기억들이

오직 채색된 삶의 문학으로 승화되어

 결코 스스로 후회하지 않는 뜨거운 삶으로

나의 내면 깊숙이 자리함으로

지금의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된 까닭이다

다시 태어난다 해도 법학도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여러개의 촛불로 간직된 마음 속의 아름다운 삶이

내 작은 서재에 팔랑거리며 켜진 채

은은하고 포근한 빛들을 비춰주며

카키색을 닮은 듯한

무채색의 시간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 많은 실패와 좌절의 날들이었지만

간직한 아픔과 고독의 쓰라림이 승화되어

인생 2막의 서곡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스스로 자부하며 자신감을 갖는 이유는

결코 우연일 수 없는 필연의 지난 현장에서 살아남은

바이블과 문학 그리고 법학이 함께 어우러지고 합해져

내 문학의 핵심을 이루고 있기에

난, 내 생애동안

세가지의 아름다운 명제가 녹아 든

단, 한 권의 대작을 집필하여 세상에 내놓을 것이다

아마 나의 저서로 남은 모든 작품은 한 권의 대작을

잉태하기 위한 습작으로 내 서재에 보관될 것이다

지금 까지 살아온 모든 기억과 고난의 역사들은

나로 하여금

앞으로 남들이 가지고있지 않은, 마음 속의 초록정원에 

둥지를 틀고 여유있게 살아갈 수 있는 전원주택을

삶의 무풍지대에 만들어 주었다

그래, 고난이란 정녕 숨겨진 축복이었다 

 

그리고 스스로

고난을 헤쳐나가는 눈물겨운 시험준비가

나에겐 아름다운 도전으로 투영된 까닭이었으리라

젊은 날의 영웅이 되어

가슴에 금빛훈장을 달고 싶었다

그러나 번쩍이는 금빛훈장 대신

소박한 삶의 고시철학을

마음속에 품고 살아가게 되었다

 

난, 여러 잔의 커피를 연달아 마시면서

삶에 관한 진지한 성찰의 시간속에 잠시 머물렀다

이 한장의 빛바랜 기사는 묵언 중에

나에게 많은 말을 전하며 질문하였다

문득 언젠가 가슴으로 들은적이 있던 

겨울바다의 낮은 음성이 스치고 지나갔다

 

"넌, 고시와 문학과 신앙으로 인해

과연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었는가

넌, 지금 어디에 있으며

이 순간, 무엇을 위하여

어디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가

 

야구경기, 9회말 투 아웃의 마지막 공격기회에서

비록 상대팀에게 패배하고 있는 상황이어도

경기가 종료되어 끝난 것이 아니면

그것은, 결코 끝이 아니란다

 

홍해가 갈라지는 모세의 기적처럼

인생 대역전의 순간은 예고없이 다가온단다

낭떠러지의 벼랑 끝에서, 떨고 서 있을 때

기적의 두 날개는 주어지고

추락하는 대신, 비상하는 기회가 오는 것이란다"

 

내가 간직하고 살아가는 신비의 고시철학은

긴 여운의 새벽 종소리를 남기면서

나에게 그런 심오한 의미의 말을 전하고 있었다

 

두 눈을 감은 채, 내 가슴 벽에

고시철학이 전해준, 묵시적인 음성들을

움푹패인 흔적으로 새겨놓는다

 

 - 주간여성 노옥진 기자 작성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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